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 /사진=뉴시스

허위 잔고증명으로 259억원 사기 대출을 한 혐의를 받는 한의원·한방병원 프랜차이즈 '광덕안정'의 대표이사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17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를 받는 광덕안정 대표 주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씨의 범행에 대해 "단순히 제도의 허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수준이나 도덕적인 비난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 해당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며 "피해 기금을 기망해 보증서를 편취한다는 고의 및 불법 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실형 선고를 해야 한다"면서도 "재판에 성실히 출석하고 법률적 측면에서 다퉈볼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 실형을 선고하지만 법정 구속은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원 박모씨에게도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른 원장 등 공동 피고인들에 대해선 "매우 큰 비난이 가해질 수 있는 행위라는 사실은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경제적 이익을 위해 가담했다"며 이들의 행동이 단순한 사기 방조를 넘어 공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피해 변상을 완료하거나 피해 변상을 위해 노력한 측면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하되 그 집행을 유예한다"며 공동 피고인들에게도 가담정도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2~4년간 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017년 설립된 광덕안정은 전국 40여개의 가맹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주씨 등은 2020년 8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일시 차입금을 통해 허위로 부풀린 예금잔고를 마치 개원 한의사·치과의사의 자금인 것처럼 꾸며 총 35회에 걸쳐 259억원 상당의 신용보증기금 예비창업보증서를 발급받은 혐의를 받는다.

신보는 예비창업보증 제도를 통해 자기자본이 10억원 있으면 10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는 보증서를 발급해주는데 이들은 이 제도를 악용했다.

이들은 자기자금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 한의사·치과의사들에게 일시 차입을 이용한 보증대출 수법을 적극 권유해 범행에 끌어들인 후 거액의 대출채무를 부담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씨와 임원들, 지점 원장들은 잔고증명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해 보증심사 담당 직원 면담시 언급할 거짓말을 사전 교육하고 일시 차입금 이체시 송금인을 부모 또는 배우자 이름으로 허위 입력했다.

주씨는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의 아들이다. 다만 조사에서 주씨의 혐의와 해당 의원이 연관된 정황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