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로고. /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요소가 의식주라는 것은 유치원생도 아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누구나 주저 없이 ‘식’을 선택할 것이다. 최근 소위 ‘먹방’ 등 먹는 이야기가 방송계에 유행하고 있는 것도 그만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안전의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식품 및 의약품 분야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가 잘 먹기 위해서는 일단 먹는 것 자체가 안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이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 승격되고, 그동안 법령 개정에 있어서 보건복지부의 지시를 받아 왔지만 이제는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또한 농림부의 안전 업무 중 일부가 식약처로 이관됐고, 식품 관련 문제의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지금까지 잘 수행하고 있다.

식품과 의약품에 대한 안전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 불량식품이 ‘4대악’으로 규정됐다. 당시 불량식품의 개념조차 모호하여 실무적으로 혼선을 빚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 식약처에서는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17개의 항목으로 정리해서 제시했다.

특히 단속과 검거에 있어서 3년간 식품 및 축산물 분야에서 불량식품근절추진단이 주도가 되어 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전국 각지에서 무수히 많은 불량식품 제조 및 판매 업체를 검거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성과에 비해 여전히 식품 안전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백수오 문제 등에 대한 식약처의 대응을 보거나 식품 관련 사건에 대한 소송을 담당하며 느낀 것은 여전히 변화의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맛가루 사건’처럼 경찰과 식약처 간 엇박자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맛가루 사건’이란 일부 제조 업체에서 질이 낮은 재료들로 맛가루를 만들었던 사건이다.

경찰은 사료 재료로 맛가루를 만들었다고 발표하며 업체 이름을 밝히지 않아 혼란을 불렀다. 불과 2주 후 식약처는 해당 원료가 자투리 다시마, 채소 겉 이파리 등으로 저가 원료지 사료용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는 식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일선 경찰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무분별하게 이뤄져 식약처 주관으로 조직적으로 통합되지 못해 생긴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된 것이 아직 3년밖에 되지 않아 역사가 오래된 보건복지부나 농림축산식품부에 비하면 부족할 수 있다. 또 법령을 통합하는 업무와 현실적인 단속 업무를 함께 수행하다 보니 균형을 잡기 힘들 수도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발표되는 처벌강화 대책은 이미 그 한도를 넘어서 대부분의 식품분야 영업자가 전과자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는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목표가 반드시 영업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처벌을 강화해야만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