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사진=뉴스1 허경 기자.

하이트진로가 홍콩법인이 발행한 사채와 대출금의 지급보증인으로서 변제한 채무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하이트진로가 "법인세 징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초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홍콩법인이 1996년 발행한 사채와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그 지급보증인으로서 2006년 채권자들에게 원리금 8700만달러(한화 약 1040억원) 상당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가 해당연도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은 데 대해 서초세무서는 23억여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하이트진로는 법인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국외자회사인 진로홍콩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 상당 금액을 지급한 것은 국내원천소득이 아니어서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하이트진로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리금의 지급주체가 내국법인인 하이트진로이며 자회사인 진로홍콩을 국외사업장으로 볼 수 없다"며 "구 법인세법 제93조에 따라 해당 지급금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라고 판단했다.

구 법인세법 제93조는 '이자소득의 원천지를 원칙적으로 지급자의 거주지에 따라 결정하되 예외적으로 내국법인의 국외사업장인 경우에만 사용지에 따라 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구 법인세법의 적용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