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자신의 진돗개를 공격했다는 이유로 이웃집 개를 잔인하게 죽인 50대 남성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8일 동물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53)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2013년 3월 이웃집 개가 자신의 진돗개를 물어뜯자 가지고 있던 기계톱으로 이웃집 개를 내리쳐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견은 공격성이 강한 대형견이어서 김씨의 행위는 급박한 상황에서의 피난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재물손괴죄만 유죄로 보고 벌금 30만원으로 형을 정했지만 이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8조는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할 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구성요건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범행 동기는 고려할 사항이 아니고 '잔인하게 죽인 행위' 그 자체로 법 적용의 구성요건을 갖췄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또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려는 동물보호법의 입법취지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