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국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 직후 벌어진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진상 규명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조만간 한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한 전 대표의 경우 사건의 진상규명에 있어서 의견을 듣는 게 필요한 분이라는 데에는 다들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관련된 말을 해주면 누구보다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참고인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아직 한 전 대표의 구체적인 소환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 특검보는 "의결 방해 관련 정치인들에 대한 소환은 확인해 주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며 "한 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모여달라"고 공지했다. 다만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가 여의도 당사 등으로 의원총회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며 혼선을 빚었다. 표결에는 국민의힘 의원 중 '친한계'로 불리는 의원 18명만 참여했다.

특검팀은 이날 계엄 방해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행정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3번째 시도 중이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미진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압수수색 대상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 집행이 중단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이겠다고 한다. 혹은 임의제출 형식으로만 특검팀에게 협조하겠단 입장이다.

박 특검보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른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의제출 방식을 고려하냐는 질문엔 "임의제출 방식을 고려한다는 건 아니고 법에 따른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일에도 원내대표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다만 국민의힘 측 반발로 실패했다. 전날에도 집행에 나섰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복도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농성을 벌이며 반발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2일 추 전 원내대표의 자택, 국회 의원실, 지역구 사무실과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영장 집행을 완료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영장에 추 전 대표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계엄 당시 조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을 지냈다.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이란 추 전 대표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 요청을 받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유도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