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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56,400원 500 0.89%)이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부가가치세 2900억원 상당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경란)는 28일 SK텔레콤이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면서 단말기 보조금 약 5조3000억여원을 과세표준에 포함했다. 이후 SK텔레콤은 단말기 보조금이 비과세 대상인 '에누리액'에 해당한다며 이미 납부한 부가가치세 2943억9600여만원을 돌려달라는 경정을 청구했다. 이후 세무당국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이같은 경정청구를 거부했고 SK텔레콤은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단말기 보조금은 '에누리액'이 아닌 장려금으로 봐야 한다며 부가가치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물건, 서비스의 공급가액에서 일정 가격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일 경우 에누리에 해당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SK텔레콤은 자사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단말기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SK네트워크가 제조업체로부터 단말기를 구입해 판매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SK텔레콤이 단말기를 직접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단말기 가격을 깎는 행위를 '에누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단말기 보조금은 SK텔레콤이 이용자들에게 이동통신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일정한 조건에 따라 '공급 당시의 가격에서 직접 깎아주는 금액'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약관상 보조금이 단말기 구입비용의 일부로 지급되고 있는 것임이 명시된 것도 판단 근거가 됐다.

한편 KT는 단말기 보조금과 관련,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취지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앞서 대법원은 KT가 1144억원 상당의 부가가치세를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단말기 보조금이 '에누리'에 해당해 과세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판결이 나온 것은 단말기 유통구조의 차이 때문이었다. KT는 SK텔레콤과 달리 단말기를 직접 판매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일정 기간 공급받을 것을 조건으로 단말기 가격에서 보조금 액수만큼 제한 것은 단말기 공급과 관련한 에누리액이어서 과세대상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