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앞으로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의 후보가 되려면 변호사 경력 5년을 포함해 통산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경력을 갖춰야 한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팔래스호텔에서 2016년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은 회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총 대의원 398명 중 참석한 대의원은 341명이었다.

개정안의 내용은 '선거일 기준으로 5년 이상 변호사직에 있던 자로 통산 15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가진 자가 아니면 협회장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341명 중 216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법조경력으로 피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관련 개정안의 가결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로스쿨 출신 협회장은 상당 기간 나올 수 없게 됐다. 이번 통과된 개정안을 적용하면 2027년에나 출마가 가능하단 계산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변협 집행부는 개정안에 대해 "변협 위상에 맞게 다른 법조 관련 단체와 걸맞도록 한 것"이라며 "협회장에 입후보할 수 있는 자격은 법조 경력 15년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소속의 대의원 김연기 변호사(법무법인 세인)는 "협회장의 권위는 법적 경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구성원 지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다른 단체의 경력 제한 규정을 그대로 변협이 따라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앞서 하창우(62·사법연수원 15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총회 인사말에서 국회와 새누리당에 테러방지법안 찬성 의견서를 전달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하 회장은 변협의 정치적 중립 의지를 강조하며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약속한다"면서 "의견서 전달 절차와 방식에 신중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사말 직전에는 변협 대의원인 조원익 변호사(법무법인 소명)의 항의 발언이 있었다. 조 변호사는 "대한변협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며 "왜 테러방지법 찬성 의견이 변협의 전체 의견이 돼야 하나, 테러방지법안 의견서를 변협이 독단적으로 보낸 것에 대해 말해달라"고 말하다 제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