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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세종의 김두식 대표변호사 / 사진제공=법무법인 세종 |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는 크게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응할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해외진출시 조세혜택만 보고 갔지만 자사의 재산과 권리를 지켜줄 수 있는 BIT(양자투자협정)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세종의 김두식 대표변호사(사진)는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서 "유가급락,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해외진출한 국내 건설·에너지 관련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ISD가 국내 기업의 권리를 지켜주는 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제통상, 국제소송·중재관련 영역을 전문으로 삼아 30년 이상 변호사로서 활약해왔다. 그는 해외건설·에너지 등 부문에서 오랜 이력을 가진 신응식 고문변호사를 비롯해 해외 건설 프로젝트나 국제통상 등에서 경험을 다수 가진 국내외 변호사들과 함께 해외건설분쟁 전문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국제 중재인들의 모임에서도 한국 건설사들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며 "중동 산유국의 재정악화로 인한 잇따른 정책환경의 변화가 중동에서의 사업비중이 높은 한국 건설사들과의 분쟁이 높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사우디제이션이 대표적이다. 사우디 정부는 현지에 진출한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도록 강제하고 일정비율 이하인 업체에 대해서는 고용허가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거나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사우디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공사와 관련한 미지급 공사대금을 일괄적으로 5% 이상 깎도록 하고 올해 예정된 공사금액도 축소토록 한 점도 현지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수주단계에서 적용되지 않았던 조건을 강제로 부과하거나 수주단계에 적용됐던 요건이라도 예고없이 강화될 경우 국내 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비용부담을 질 수 있다.
김 대표는 "2013년 건설사들의 잇따른 어닝쇼크의 경우 수주시점에서 리스크를 간과해 비용증가를 자처한 측면도 있었겠지만 상당 부분은 현지 정부정책 변화로 인한 부분도 있었다"며 "현지 정책환경의 변화로 인한 예상치 못한 비용증가 등에 대해 현지재판이나 상사중재 등을 통해 구제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투자유치국이 일방적으로 해석하거나 개폐할 수 없는 국제법에 의해 ISD가 규율되기 때문에 상사분쟁이나 현지재판에 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며 "실제 ISD 제소로 최종 판정이나 중도합의에 의해 투자자가 원하는 배상이나 조치를 받은 경우는 전체 건수의 2/3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이 ISD를 실제로 활용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국가를 상대로 제소하는 게 ISD인 만큼 감정의 골이 깊어져서 향후 현지에서의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지 않을지, 불합리한 보복을 당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ISD 제소를 최후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SD는 정상적인 분쟁해결 절차에 불과하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며 "해외의 주요 ISD 해결사례에서도 ISD 분쟁에도 불구하고 외국투자자와 현지 정부간 계속적인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해외진출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권리보장 여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조세환경만 보고 진출했다가 예기치 못한 정책환경 변화로 손실을 보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국과 한국정부가 BIT를 체결했는지, 해당 BIT로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BIT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 진출할 때는 해당국과 별도로 BIT를 맺은 국가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다만 3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지배구조 변화를 수반한 해외진출의 경우 복잡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자문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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