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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소송 증거로 쓸 겁니다"…몰카 촬영 '유죄'

[the L] 초상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한 행위로 피해자에게 위자료 지급해야

쿨픽스 P520


보험회사가 소송의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직원들을 시켜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미행해 몰래 사진을 촬영하게 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사진에 찍힌 피해자는 보험회사로부터 위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민사소송 자료라며 몰래 사진 찍은 행위는 위법
B보험회사의 직원들은 교통사고 피해자인 A씨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몰래 A씨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A씨를 몰래 지켜보거나 미행하고 차량으로 따라가기도 했다. 사진은 A씨가 일상생활에서 다친 몸을 사용하는 모습으로 아파트 주차장 등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된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한 것들이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A씨가 "보험회사 직원이 무단으로 사진을 찍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보험회사와 그 직원 2명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소송 상고심(2004다16280)에서 위자료를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사진을 찍은 행위는) A씨에 관한 정보를 임의로 수집한 것이어서 비록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보호되는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다"고 판결했다.


초상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위자료 지급해야
원심은 보험회사가 사진을 찍은 것은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었다. 위법성 조각 사유는 정당행위와 정당방위, 긴급피난, 자구행위, 피해자 승낙 등 법에 어긋나는 행동를 했더라도 위법성이 없다고 보고 처벌하지 않는 사유를 말한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후적·예외적으로 그 행위를 적법한 것으로 허용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보험회사가 소송절차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진을 찍은 것은 문제가 있는 행위라고 봤다. 굳이 몰래 사진 촬영을 해서 증거 수집을 할 정도로 특별히 긴급한 사정이 있지도 않았단 것이다. 대법원은 사진을 찍기 위해 미행하고 몰래 숨어서 촬영하는 등 사생활을 침해한 것도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이 사건은 초상권을 헌법상 보장된 권리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않으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면서 "이러한 초상권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이 초상권과 함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인정된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란 사적인 생활의 공개를 강요당하지 않으며 자신의 생활을 자유롭게 형성할 수 있는 권리다. 이것을 침해하는 행위는 그 행위가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


◇ 판결팁= 형사특별법 중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몰래 사진을 찍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다만 이 조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경우만 처벌한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면 몰래 사진을 찍힌 경우 민사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처럼 민사소송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 몰래 사진을 찍는 행위는 피해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자에게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 관련 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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