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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아내가 계를 들어 진 빚 누가 갚나

[the L] 생활비 용도라면 부부가 함께 갚아야…아내의 사업자금 등 개인 빚이라면 남편 갚을 필요 없어


아내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계를 들어 진 빚에 대해 남편이 갚을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남편 A씨는 1989년경 아내 B씨와 재혼했다. B씨는 A씨와 혼인 후 A씨 소유의 건물에서 식당을 경영하다 1995년경부터는 A씨의 돈과 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옷가게를 운영했다. 그런데 B씨는 옷가게를 하면서 경영부진 등으로 A씨 모르게 거액의 빚을 졌다. A씨가 1997년 6월경 B씨의 빚에 대해 알게 되면서 불화가 생겼다. 둘은 별거하기 시작했고 A씨는 B씨의 의류사업으로 인한 빚을 1억원 이상 대신 갚아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내인 B씨가 계를 들고 갚지 않아 2개월 동안 4천만원이라는 빚을 추가로 지게 됐다. 이 빚을 남편인 A씨가 대신 갚아줘야 할까.

대법원 민사3부(주심 윤재식 대법관)는 2000년 4월 이와 같은 사건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아내의 계금 채무(계를 들어 진 빚)에 대해 남편인 A씨가 갚을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2000다8267 판결)


민법에 규정된 부부가 함께 갚아야 하는 '일상 가사 채무'…이 경우엔 해당 안 돼 


부부는 생활을 함께 하고 있으므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생활비나 부부의 공동 생활에서 필요한 것에 대해서 돈을 빌린 경우에는 어느 한 쪽의 배우자가 돈을 빌렸더라도 함께 갚아야 한다. 이는 민법에 규정된 '일상 가사 채무'에 관한 내용이다. 그런데 어떤 빚이 일상 가사 채무에 해당하게 되는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부부의 공동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통상의 사무에 관한 법률행위'를 통해 진 빚이 일상 가사 채무라고 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부부의 사회적 지위·재산·경제적 능력 등 현실적 생활 상태 △부부가 사는 지역사회의 관습 △법률행위의 객관적인 종류나 성질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가족의 생활비 용도로 계를 든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 용도인지 따져야

 
이 기준에 따라 판단할 때 B씨의 계금채무는 스스로의 사업상 필요에 의해 부담한 빚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B씨는 계에 든 이유에 대해서 가족의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4천만원에 해당하는 큰 돈을 생활비로 쓰기 위해 계를 들었다는 것은 경험에 기초해 판단해 볼 때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의 배우자가 계를 들어 빚을 졌더라도 다른 배우자가 무조건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 사안과 같이 자신의 사업이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 빚을 진 경우는 다른 배우자가 갚아줄 필요가 없다. 다만 그 용도가 부부가 함께 필요한 생활비였다면 다른 배우자도 그 빚을 함께 갚아야 할 것이다.

◇ 판결팁= 부부라고 해도 한 쪽 배우자가 자신의 사업이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 빚을 진 경우에는 다른 배우자가 대신 갚아줄 필요가 없다.


◇ 관련 조항


민법


제832조(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부부의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제삼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미 제삼자에 대하여 다른 일방의 책임없음을 명시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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