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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동자격 제도 폐지 촉구 기자회견'에 5만여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지가 놓여져 있다. /사진제공=뉴스1 |
최근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그런데 이 논의가 단지 직역다툼의 흥미본위로 부각되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왜냐하면 지식재산산업의 육성을 위한 법률전문가육성제도는 범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찌기 이런 문제에 대비해 로스쿨제도가 도입됐다. 로스쿨의 도입 취지는 무엇보다도 지식재산분야의 법률서비스의 전문성 제고에 있었기 때문이다. 즉 학부에서 이공과학 분야를 전공으로 한 학생이 로스쿨에 가서 법률지식과 실무교육을 받아 지식재산분야에서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실효성있는 로스쿨 제도정착에 시간이 걸리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변호사에 대해 집체교육 2월에 사무실 실무 의무연수 10개월을 포함한 1년 이상의 변리실무교육이 강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제도의 도입은 잘못하면 지식재산 분야에서 로스쿨제도의 존재의미를 부정할 위험성이 있다. 변리사시험의 합격자는 달리 응시자격제한도 없는 변리사시험에 합격하고 소정의 변리실무수습을 받으면 되는 점에 비춰 현저한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로스쿨 졸업자는 학부 4년, 로스쿨 3년에 이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나서도 별도의 1년 이상의 실무수습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식재산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 과연 누가 로스쿨을 선택할 것이며 어떻게 로스쿨교육이 정상화될 것인가? 더 아쉬운 점은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반면에 신문지상에서는 매일 국가지식재산산업발전 운운하고 있으나 정작 이를 지원하는 전문가양성제도에 대하여는 모두가 도외시하는 모양새이다. 당초 로스쿨제도를 도입한 정책당국자들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하여도 좀더 관심을 가지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지식재산산업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로스쿨을 정상화하는 방안에 대하여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현재 로스쿨제도가 변호사시험합격에 치중되어 지식재산과목의 교육이나 실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문제점은 이를 조속하게 해결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번 변리사법시행령 개정안에서 로스쿨에서 일정학점이상의 지식재산과목을 이수하거나 변호사시험에서 지식재산과목을 선택하여 합격하는 경우에 변리실무수습을 완전히 면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센티브를 주면 로스쿨에서 지식재산과목의 교육 등이 좀더 실효성있게 정착될 것이다.
그리고 로스쿨 등에서 지식재산과목을 이수하지 않거나 변호사시험에서 지식재산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시험을 치르지 아니한 변호사에 대하여는 변호사회의 지식재산연수원의 2개월 내지 6개월 과정을 이수하면 변리실무수습교육으로 인정하는 제도의 도입이다.
실제로 지식재산연수원에서는 특허 명세서 작성 등 구체적인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실무의 기초소양을 갖추는 데에는 적정한 기관으로 보인다. 이를 위하여서는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에 특허청과 변리사회 만이 아니라 반드시 변호사회에도 의무실무수습기관으로 이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
현대의 전문자격사제도에 있어 자격 등의 부여에 있어서는 관련업무에 대한 기초 수양만을 점검한 후에 자유경쟁체제인 시장에서 스스로 전문성 검증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볼 때에도 변호사에 대한 지나친 지식재산실무수습의 강제는 적정하지 아니하다.
그리고 변호사법에 의하여 지식재산산업분야의 행정처분관련 대리행위가 변호사에게 엄연하게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리사법시행령이라는 대통령령을 통하여 과도한 실무수습을 강제하는 것은 대통령령으로 법률을 개정하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이는 법체계상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따라서 이번 개정작업에 있어서는 법무부, 교육부, 로스쿨의 교수 및 학생 들 모두가 참여하여 지식재산산업의 육성과 아울러 로스쿨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어 범국가적인 과제로서 이번 개정작업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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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생인 김승열 회장은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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