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사진=뉴스1

대법원이 오는 8월부터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수임한 상고 사건은 과거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대법관에게는 배당하지 않기로 했다.

대법원은 16일 "최근 법관 출신 변호사가 재판부와의 연고관계를 내세워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건에 대해 사법부는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재판의 신뢰를 훼손하는 연고관계 선임을 차단하기 위해 '배당 제한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을 맡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하루라도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 대법관은 주심을 맡을 수 없고, 주심 배당 후 소송당사자가 연고관계 있는 변호사를 추가 선임할 경우 주심대법관이 직접 재배당을 요구할 수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상고사건의 배당결과에 따라 재판부와 연고관계 있는 변호사를 선임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상고이유서 및 답변서 제출기간이 만료한 뒤 재판부와 주심을 최종 배당하는 방안을 도입한 바 있다.

대법원은 같은 맥락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가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연고관계 있는 변호사 선임에 따른 재배당 방안'을 각급 법원의 실정에 맞게 적용해 확대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법정 외 변론, 전화변론, 몰래변론 등 상대방이 참여하지 않는 기일에 법정 밖에서 재판부 구성원에게 소송사건 관련 의견을 전달하는 일을 금지하는 원칙을 대법원규칙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외부 전화의 경우 법관에게 바로 연결되지 않고 법관 부속실에서 발신자의 신원 및 용건을 확인하는 사전통제절차를 마련한다. 또 발신자에게 통화내용이 녹음될 수 있음을 알린 뒤 법관의 판단에 따라 통화를 녹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같은 원칙을 위반할 경우 법관이 이를 신고할 수 있는 부당변론신고센터(가칭)를 개설해 법원행정처가 이에 대해 고발 및 책임 규명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대법원은 "이같은 개선안을 통해 소송관계인의 정당한 소송상 이익을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