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본사 사옥 로비/사진=뉴스1

폭스바겐 독일 본사가 7세대 골프 1.4 TSI를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통과하지 못하자 차량의 ECU(전자제어 장치) 소프트웨어를 몰래 바꿔 수출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변경하기 위해선 인증기관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절차를 어겼고 그 배경엔 독일 본사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17일 "폭스바겐이 해당 차량 국내 출시를 앞두고 국립환경과학원의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자 배출가스 부품의 작동을 제어하는 ECU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꿨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시기를 2014년 6월로 보고 있다. 독일에 사법공조를 요청한 검찰은 "이미 본사 쪽에서 문제가 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골프 1.4 TSI는 지난해 3월부터 국내에서 1567대 판매됐다.

소프트웨어를 바꾸게 되면 과다한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등 차량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검찰은 이 일로 차량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인증담당 이사 윤모씨 진술을 토대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메일을 비롯한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검찰은 독일 본사가 소프트웨어 변경의 위법성을 알면서도 지시를 강행했다고 보고, 향후 수사를 통해 책임자를 가려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2014년 1월부터 골프 1.4 TSI 수출을 위해 힘썼다. 그해 5월 국립환경과학원은 배출가스 인증 시험을 벌인 뒤 불합격 통보를 했다. 폭스바겐은 이후 사설기관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하자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폭스바겐의 '출고 전 차량점검 센터'에 있는 차량 956대를 압수해 살펴봤는데 전체 차량의 배기관에서 가스 누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와 연비, 소음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 총 139건의 시험 성적서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폭스바겐은 환경부 인증을 받지 않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시중에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폭스바겐에 △대기환경보전법 및 소음·진동관리법 위반 △사문서 변조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검찰은 폭스바겐이 차량의 결함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 않고 판매해 소비자들을 속였다며 사기죄 적용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