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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남 휴대폰 몰래 쓴 뒤 근처에 놓고 가도 '절도'

[the L] 통화·문자 전송…처분 않더라도 경제적 이용 땐 유죄



법률 용어 가운데 '사용절도'라는 말이 있다. 사용절도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자신이 영구적으로 취득하겠다는 의사가 아니라 단순히 일시적으로 사용만 하려는 목적으로 가져와 사용하는 행위를 뜻한다.


사용절도의 절도죄 처벌 여부에 대해 법학자들의 견해는 나뉘지만 다수의 학자들과 우리 법원 판례는 절도죄와 같은 재산죄는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소유권을 침해하지 않는 사용절도는 절도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일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원래 소유자에게서 물건을 가져온 경우에도 특수한 상황에서는 절도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2012도1132)하고 있다.


A씨가 운영하는 '○○스포츠피부'에 고객으로 방문한 B씨는 A씨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영업점 안에 있던 A씨의 휴대전화를 허락 없이 마음대로 가지고 나왔다.

 

A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밖으로 나온 B씨는 자신의 차를 몰고 가다 2명의 여자를 차에 태웠다. B씨는 차에 탄 여성들에게 A씨의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사용하게 했고, 이들은 B씨의 차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약 2시간 정도가 흐른 뒤 B씨는 다시 A씨의 스포츠피부 영업점으로 돌아가 A씨에게는 아무런 말도 없이 정문 옆 화분에 휴대전화를 놓아두고 갔다.


검찰은 B씨가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허락 없이 가져가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며 절도죄 혐의로 B씨를 기소했다.

 

B씨는 "A씨의 휴대전화를 영구적으로 가져갈 목적이 없었고, 약 2시간 만에 곧바로 휴대전화를 돌려줬을 뿐 아니라 휴대전화 자체의 경제적 가치에 변화를 준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 형법상 절도죄는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불법적으로 '영득'할 의사(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돼야 성립한다. 그런데 대법원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일시적으로 사용했다 돌려줬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 의사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이용, 처분할 의사"라면서 "영구적으로 그 물건의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의사가 있을 필요는 없고, 일시적으로 사용하려 타인의 점유를 침탈한 경우에도 영득 의사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B씨가 비록 한 두시간 만에 휴대전화를 A씨의 영업점에 다시 가져다 뒀어도 그 사이 제3자들로 하여금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이용케 함으로써 그 휴대전화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었고, 그렇다면 B씨에게는 A씨 휴대전화를 불법하게 영득할 의사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B씨는 휴대전화 절도죄 유죄를 선고받았다.


◇ 판결팁= 절도죄뿐 아니라 횡령이나 배임죄 등 '재산범죄'에 대한 우리나라 학자들의 통설과 판례의 입장은 유죄 성립을 위한 요건인 주관적 불법요소로서 '불법영득(不法領得)의 의사'를 필요로 한다고 본다. 


이번 사건에서의 판결문처럼 불법영득은 부당하게 권리자 배척하고 타인 물건 자기 소유물 같이 이용하고 처분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적인 사용절도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고, 소유자의 소유권에 대한 침해도 없으므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1~2시간 정도의 일시적인 사용을 하고 돌려준 경우에도 △ 물건이 지닌 경제적 가치를 상당 정도로 소모했거나 △ 사용한 시간이 길어 일시적이라고 보기 어렵거나 △ 물건을 본래 장소와 다른 곳에 돌려준 때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되면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아울러 1995년 개정된 형법에서는 사용절도에 대해 제331조의 2(자동차 등 불법사용)를 신설, 자동차·선박·항공기나 원동기장치자전거(오토바이)의 사용절도는 절도죄로 구성할 수 없더라도 별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남의 자동차를 허락없이 함부로 이용하는 행위는 사용절도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 관련 조항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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