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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돈 안 갚고 나가서 살 수 있나 봐라'…"심리적 협박도 감금 맞다"

[the L] 대법 "전화 사용케하고 혼자 있게 했어도 '감금죄' 될 수 있어"


우리 형법은 타인을 감금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며 이를 '감금죄'라고 한다.

 

'감금'의 사전적 의미는 드나들지 못하도록 일정한 곳에 가두는 것이라고 정의돼어 있다. 때문에 '감금당했다'라는 말을 떠올리면 일정한 밀폐된 공간에서 나올 수 없게 사람을 가둬두는 것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딱히 일정한 장소에 잠금장치 등을 해두거나 물리력을 행사해 사람의 행동 반경을 제한하지 않더라도 심리적인 부담을 주어 일시적으로 이동에 제약이 있게 한 경우에도 감금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2010도5962)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

 

A씨는 2008년 11월 B씨 등으로부터 200만원을 빌려 도박하다 돈을 모두 잃었다. 이후 B씨 등은 오후 1시쯤 A씨를 사무실로 불러 2시까지 빌린 돈을 갚으라고 하며 욕설과 함께 "여기서 돈을 안 주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너 돈 안 갚고 나갈 자신 있으면 나가 봐"라며 윽박질렀다.

 

이에 A씨는 변제할 자금을 확보키 위해 사무실에서 36차례에 걸쳐 자신의 휴대폰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고, 그 사이 1시간 정도는 B씨 등이 나간 뒤 혼자 사무실에 있기도 했다.

 

오후 3시 반 쯤 A씨의 지인 C씨가 사무실로 와 80만원을 건네줬고, 이렇게 일부 금액을 변제한 뒤 4시 반 쯤에야 A씨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검찰은 B씨 등이 A씨를 사무실에 감금했다며 기소했고, 대법원은 B씨 등에게 감금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감금죄는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그 보호법익으로 해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또는 심히 곤란하게 하는 죄"라며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는 그 장애는 물리적이거나 유형적 장애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거나 무형적 장애에 의해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심리적 부담으로 감금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감금의 본질은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으로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그 수단과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그 수단과 방법에는 유형적인 것이거나 무형적인 것이거나를 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금에 있어서의 사람의 행동의 자유의 박탈은 반드시 전면적일 할 필요가 없어 감금된 특정구역 내부에서 일정한 생활의 자유가 허용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감금죄는 성립할 수 있다"며 A씨가 사무실안에서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했더라도 감금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박자금으로 돈을 빌린 A씨가 도박이 모두 끝난 후 도박 빚을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B씨 등의 사무실에 남아 있었다고 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A씨의 연락을 받고 사무실 인근으로 80만원을 가지고 왔던 C씨도 A씨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굳이 사무실까지 A씨를 찾으러 왔을 이유가 없다"며 A씨가 사무실에 감금돼 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A씨가 200만원 중 일부인 80만원을 갚고 나서야 비로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점에 미루어 볼 때 A씨가 비록 사무실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36차례 가량 핸드폰으로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더라도 이는 돈을 갚아 사무실 밖으로 나가기 위한 A씨의 노력"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결국 B씨 등은 A씨를 오후 1시부터 4시 반까지 사무실에 감금한 혐의를 인정받아 감금죄 유죄를 선고받았다.

  

◇ 판결팁= 이번 사례는 사람을 혼자 두기도 하고,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있었을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지인까지 방문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감금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원심이었던 서울남부지방법원은 B씨 등을 감금죄가 아니라고 판단했었을 만큼 애매하다고 볼 수 있는 사례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말처럼 감금죄는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지 못하게 할 만한 심리적인 부담을 주는 것도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일반적인 사람들로서는 욕설을 하며, 이곳에서 나가면 가만두지 않는다는 취지의 강한 말을 들으면 심리적인 위협을 느껴 쉽게 그 장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 때문이다. 이처럼 감금이라는 것은 사람을 철창에 가두 듯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특정 장소를 벗어나면 위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는 겁을 먹게 해 나가지 못하게 하는 상황도 포함된다는 점을 알아두자.

 

◇ 관련 조항

형법

제276조(체포, 감금, 존속체포, 존속감금)

①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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