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원근, 김서형, 윤계상, 전도연, 유지태, 나나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드라마 '굿와이프'는 10년 이상 가정주부로 살았던 여성이 한국사회 혹은 법조계의 유리 천장을 뚫고 성장하는 과정을 겪으며 온전한 자신을 되찾는 모습을 담은 드라마로 오는 7월 8일 첫 방송 된다./사진=머니투데이
CJ E&M의 케이블 채널인 tvN에서 다음달 8일부터 방영예정인 '굿 와이프'의 인물설정이 편향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동명의 미국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굿 와이프'에서 주인공인 김혜경(전도연 분)은 사법연수원 출신으로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가 뒤늦게 로펌에 들어가 고군부투하다 성공하는 변호사로 그려지는 반면, 라이벌인 젊은 변호사로 나오는 이준호(이원근 분)가 잘 나가는 부모를 두고 비싼 옷을 자랑하는 로스쿨 출신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원작에선 둘 다 명문 로스쿨 출신으로 오히려 젊은 남자 변호사(극중 캐리 아고스)가 18세에 집에서 독립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한 자수성가형 캐릭터로 나온다. 여주인공(알리샤 플로릭)은 남편을 로스쿨에서 만나 변호사시험에는 합격했지만 결혼하고 주부로만 지내던 중 고위직 남편 후광과 옛 남자친구의 도움, 즉 '인맥'으로 성공하는 소위 '금수저'로 그려진다.
대략적인 얼개는 미국 원작과 거의 같지만 로스쿨 출신을 소위 '금수저'에 비호감 캐릭터로 묘사하고 사법연수원 출신 여성 변호사와 대비되도록 엮는 구조가 편파적이란 지적이다.
특히 '흙수저'나 다름없는 캐리는 알리샤와의 경쟁관계에서 고위직 남편 후광으로 쉽게 경력을 쌓고 파트너 변호사까지 오르는 알리샤에 밀려 번번이 좌절하는 캐릭터다. 그런데 한국 리메이크작에선 정반대로 설정됐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것이다.
로스쿨 커뮤니티에서는 tvN '굿 와이프' 캐릭터 논란을 두고 최근 드라마 등에서 종종 나오던 로스쿨 폄하 사례로 여기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폐지를 둘러싼 논란에서 파생된 로스쿨제도에 대한 정당한 비판 이상의 근거없는 비난이 드라마 설정으로 쓰이고 있다"는 불만이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케이블 드라마 변호사 캐릭터에 로스쿨측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동안 각종 드라마에서 그려진 로스쿨 변호사의 이미지가 대부분 부정적으로만 묘사됐기 때문이다. 일부 KBS드라마 등에선 이미 로스쿨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그대로 옮겨 놓은 장면이 방송돼 항의가 쇄도하자 관계자가 공식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다.
따라서 방송작가들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등장하는 드라마 집필시 부정적 선입견으로 대본을 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반면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인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로스쿨 1기출신 변호사가 법률자문을 맡은 동명의 웹툰을 기반으로 해 현실성 있는 법률 드라마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굿 와이프'에선 시점상 사시와 로스쿨 출신으로 나눈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있다. 15년간 주부로만 지낸 여자 변호사라는 캐릭터를 위해 불가피하게 사시 출신으로 설정한 반면, 여주인공과 대비돼 보이고 '신입' 변호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라이벌 남자 변호사를 부득이하게 로스쿨 출신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시존폐를 둘러 싼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취급받는 상황에서 '굿 와이프'의 사시·로스쿨로 나뉜 변호사들의 대결구도는 방영전부터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다. 다음달 8일 방영에 들어가면 실제 방송되는 장면과 대사에 대해서도 로스쿨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법조계가 관심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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