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다음카카오 전 대표가 2016년 5월3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가 지난해 11월 카카오그룹에서 유포된 아동·청소년 음란물 745건을 적절히 차단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후 그 근거가 된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가 논란이다.

검찰은 이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적용 조항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1항이다. 이 조항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유포 차단 의무와 처벌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헌법재판소(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통신 비밀의 보장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며 과잉금지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란 재판 중인 소송 사건에 대해 법원이 그 사건에 적용될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해 달라고 헌재에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 중에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게 되면 그에 대한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은 중단된다.

문제가 된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고 생각하는 지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이 위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번 사안은 해당 조항에서 음란한 내용의 정보를 '즉시 삭제'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사전 차단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가 됐다. 강정규 변호사는 "핵심 문제는 이것이 기술적으로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음란한 내용인지 아닌지는 일일이 사람이 판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일반 국민들의 메신저 내용을 실시간으로 판정한다면 오히려 다른 법률의 위반 소지도 있다" "시행령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돼 있다"며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승한 변호사(법무법인 유스트)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를 일일이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사실상 음란물이 유통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어렵다"면서 "해당 법률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업자에게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우 변호사(법률사무소 현율) 역시 "해당 조항에 대해 입법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될 수 있더라도 그 외에 헌법상 보장되어야 하는 통신의 비밀과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 등에 대한 제한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게 되면 해당 조항은 결정이 내려지는 것과 동시에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관련 조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

①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즉시 삭제하고, 전송을 방지 또는 중단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거나 발견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전송을 방지하거나 중단시키고자 하였으나 기술적으로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