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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25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가 열렸다. 이날 '법조비리 척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 주제로 진행된 기조발표 외에도 6개의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사진=황국상기자 |
공인중개사, 세무사 등 특정 전문분야의 자격증 보유자들에게 변호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변호사들이 실무에서 다양한 전문자격사들과 잇따른 직역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한 해결책으로 변호사 자격의 문호를 조건부로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2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제25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에서는 오전 기조발표 외에도 오후에 총 6개 세션의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이 중 '유사직역 갈등과 대처방안'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전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인접 직역 자격증 보유자들에게 소정의 시험을 통과하면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해당 자격사 합격자 선발은 금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와 함께 토론자로 나선 조현욱 변호사도 "변호사 업무를 법조 인접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법조 인접직역의 기득권을 존중하면서 변호사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동시에 신규 자격사의 배출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조 인접자격사들에게 일정 요건 하에서 변호사 시험을 치도록 하고 특정부분 시험과목을 면제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게 하면서 해당자격사 배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당장 수적으로만 생각하면 그렇지 않아도 포화상태인 변호사 숫자가 더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일정 유예기간을 지나면 해당 자격사가 더 이상 배출되지 않으므로 그 정도 고통은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자격사들에게) 변호사 자격을 줘도 각자 관련영역의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수사나 소송절차 전문능력이 부족하므로 기존 변호사와 협업하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존 자격사들이 변호사로 업그레이드되는 만족을 주고 대신 해당 자격사 배출을 중단시키는 효과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호사와 여타 직역간 갈등은 오랜 기간 미해결 상태로 이어져 온 현상이다. 특허나 지적재산권 분쟁의 담당여부를 두로 변호사와 변리사간 다툼이 20년 이상 지속된 것이 대표적이다. 변호사 측은 변호사법 3조에서 규정한 것처럼 '일반법률사무'에 대해 다룰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변리사나 세무사 등 전문자격사 측은 해당 자격사와 관련한 법률이 별도로 규정된 만큼 전문성을 앞세우며 변호사의 해당직역 진출을 경계해왔다.
신규로 배출되는 변호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점도 직역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처럼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제한적이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이들도 적었을 때만 해도 변호사들은 송무업무만으로도 충분히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지만 매년 1500~2000명씩 신규로 변호사들이 배출되는 요즘은 변호사의 취업자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전오 교수는 "전문자격사 수는 사회의 분화와 전문화 추세와 함께 과거 변호사 공급부족, 행정부처의 직역수호 등 이유로 늘어났다"며 "하지만 변호사법과 해당 전문자격사 관련법령의 상충에도 불구하고 법령의 불분명한 표현 등으로 직역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직역이 과도하게 세분화되면 자격증 체제의 혼란과 중복적이고 불필요한 거래비용 증가, 직역갈등 유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변호사와 다른 직역간의 동업을 허용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변호사와 여타 자격사간의 직역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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