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소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430억원대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8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심리는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맡는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쯤 결정될 전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뇌물공여 혐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시했다.

우선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필요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얻는 조건으로 최순실씨(61·구속기소) 일가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이 문제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보건복지부를 통해 압력을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일부 절차를 무시한 채 합병에 찬성했고 수천억원의 손해를 감수했다.

그 대신 박 대통령은 2015년 7월과 지난해 2월 이 부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씨(21)의 종목인 승마와 최씨 조카 장시호씨(38·구속기소) 회사인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지원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삼성그룹은 정씨에게 220억원의 지원을 약속한 뒤 78억원을 지급하고, 장씨가 실소유한 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했다. 최씨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은 삼성그룹이 지원을 약속한 금액까지 모두 합쳐 430억여원을 뇌물액수로 특정했다. 이를 두고 특검은 "뇌물공여로 인한 모든 이익이 이 부회장에게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증인으로 나와 위증을 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저희는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요구하면서 출연했다든지 지원한 적은 없다. 이 건도 마찬가지"라며 지원금에 대가성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특검에서 22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도 '대가성은 없었고 강요에 의해 낸 돈'이라는 진술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