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를 체포한 이유에 대해 "수사기관 연락에 응하지 않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씨 측 변호인은 반면 지나친 대응이라며 '체포적부심'을 청구하겠다고 나섰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2일 "고씨는 지난주 후반쯤부터 수사기관 연락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며 "체포영장 발부 받아 집행한 것이고 긴급체포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고씨의 변호사 측이 검찰과 소환일정을 조율중이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변호사 선임계도 접수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반대로 변호인 측은 "고씨는 지난 7일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았다"며 "이후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하려 했는데 이 와중에 검찰이 체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 선임계는 우편으로 제출했고 소환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며 "검찰의 이례적이고 부당한 대응으로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체포적부심 심사는 수사기관의 체포가 부당하거나 체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될 때 법원에 석방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검찰은 고씨를 전날 저녁 체포했다. 고씨는 인천본부세관 소속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세관장 인사와 관련해 2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사무관이 자신과 가까운 김모씨에 대해 인천본부세관장 승진을 청탁하고 고씨가 최씨를 통해 이를 성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정황은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도 일부 드러나 있다.

검찰은 고씨의 계좌내역을 토대로 자금흐름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관세청 이권개입 의혹과 관련해 고씨를 비공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고씨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고씨는 최씨의 국정농단을 언론에 폭로한 인물이다. 고씨는 법정이나 국회 청문회 등에 출석해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 등에 대해 거침없이 진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