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전 임원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KAI 수사에 나선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1일 배임수재 혐의로 KAI 전 본부장 윤모씨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업무와 관련해 협력업체로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지난달 KAI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과 26일 두 차례 서울 중구 소재 KAI서울사무소와 경남 사천 KAI본사, 협력업체 등에 대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KAI 실무진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해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윤씨의 금품수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KAI에 대해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하성용 전 KAI 사장이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뒷돈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KAI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KF-X(한국형 전투기) 등의 개발사업에서 원가를 부풀려 수백억원대 개발비를 부당하게 챙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은 2015년 10월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검찰은 감사원의 수사의뢰를 받은 이후 장기간 내사를 벌여왔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앞서 하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손 전 차장을 공개수배하기도 했다. 손씨는 처남 명의로 설계용역업체 A사를 설립한 뒤 KAI 등으로부터 수백억원대 일감을 몰아준 뒤 비용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만들어진 비자금의 일부가 하 전 사장의 연임 로비 등을 위해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