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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서울중앙지법 법관들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판사를 사법연수원(연수원) 42기 판사보다 선배로 보는 것이 맞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위원회가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전체 판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투표 참여자의 과반수가 '법조 경력 정의' 조항을 원안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로스쿨과 연수원 출신 판사들의 선후배 서열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법조 경력 정의 조항은 로스쿨 1기 판사들의 경력을 변호사시험 합격일부터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연수원 출신의 경우는 연수원 수료일을 기준으로 법조 경력을 따진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게 되면 로스쿨 1기 판사들은 2012년 3월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기 때문에 연수원 41기와 42기 사이에 위치한 ‘41.5기’가 되는 셈이다. 연수원 41기는 2012년 1월·42기는 2013년 1월 연수원을 수료했다. 이 때문에 로스쿨 1기를 연수원 몇 기와 동일하다고 봐야 하는지 문제가 됐다.

기수를 따지는 법조계에서는 단 1기수의 차이에도 민감하다. 선·후배 대우를 떠나 기수가 높을 경우 실질적으로 법원에서 단독 판사를 맡거나 합의부 좌우배석 중 선임 배석인 우배석에 앉는 것에 우선권을 갖는 등 여러 가지로 앞서나갈 수 있다. 관사 배정에서도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법원행정처는 2016년 변시 1회를 사법연수원 42기와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에서는 사법연수원 41.5기로 보고 있으며 로펌에선 사법연수원 41기와 같은 기수로 대우하고 있는 상황이라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번 결과는 서울중앙지법 내의 행정 편의를 위한 내규를 정하는 것으로 다른 법원에까지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직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부산지법에서도 같은 문제를 두고 판사들이 표결을 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