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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구속된 지 33일 만에 법정에 선다. 법원은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보증금부 석방) 여부를 심리해 조만간 결론을 낼 예정이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이날 오후 2시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청구와 관련한 심문 기일을 연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24일 구속영장 발부로 구치소에 수감된 후 33일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 직접 진술도 할 수도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9일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직권남용, 직무유기, 위계 공무집행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은 "전임 법원행정처장을 구속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증거가 수집된 상황에서 행정처 업무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전임 대법원장인 피고인이 이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며 "도망할 염려가 없고, 주거가 분명하다. 따라서 양 전 원장에겐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필요적 보석 허가 사유 또는 보석을 위한 상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헌법상 보장되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검사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하여 방대한 양의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필요한 증거를 널리 수집하는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나 인신이 구속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이를 검토하기에 큰 어려움이 있다"며 "구속 상태가 지속할 경우 구치소에서 약 20만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자신이 받는 혐의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를 전부 부인한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공소사실의 실질적인 내용은 행정처 심의관에게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것, 즉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사가 문제 삼고 있는 대부분 행위들은 모두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취지의 지시였다는 것으로 단순 사실행위를 할 것을 지시했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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