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2. 성남시 행사장에서 판교 철거민들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항의하다가 몸싸움을 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지난 25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철거민 중심 단체인 전철협이 이 지사의 변호사 비용문제에 관한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이후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과정에서 구체적인 '무료 변론' 과정이 일부 밝혀졌다. 송 후보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관행적으로 민변 회원이 기소당한 사건에서 연명 형식으로 수임명단에 이름을 올려 도와주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시민단체가 나서 고발하는 등 논란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전철협이 이번에 나선 건 이 지사와의 '악연' 때문이다. 성남 판교 철거민들이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때, 찾아갔다가 폭행시비가 벌어졌다. 유튜브 등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사가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때에는 철거민들을 위해 법률대리를 했다는 얘기까지 함께 돌며 이 지사의 약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사건은 2011년 11월 12일 성남시청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 판교 철거민들 대여섯명이 이 지사에게 항의하던 중 발생했다. 한 철거민이 고성과 함께 이 지사에게 달려들었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에서 이 지사는 "하루에 10시간씩 시끄럽게 뭐하는 짓이냐. 어디서 범죄행위를 하고 있어. 여기 사람들 다 잡아가라 그래. 현행범이니까"라며 주변의 공무원들에게 시킨 뒤 자리를 피한다. 이후 이 지사는 손에 깁스를 한 모습으로 한 매체와 인터뷰하며 당시 상황을 "시장에게 폭력을 휘둘러 당혹스러웠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사건 직후 성남시의회에서도 한 시의원이 이 지사가 출석한 본회의장 공개 질의 중 이 영상을 재생하면서 "화면 어디에 판교 철거민들의 집단 폭행 장면이 있느냐"며 "철거민으로 추정되는 한 분이 이 시장에게 다가가고 몸을 밀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 시장의 손이 이 분의 얼굴을 때리고 서로 엉켜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따져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해당 시의원이 '경찰 불러', '다 구속시키도록 해', '현행범이니까', '다 체포해' 등 영상 속 이 지사의 발언을 큰 소리로 따라서 소리치자, 앉아있던 이 지사는 "너 무고죄다. 말 똑바로 하라"며 즉석에서 반발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3차 TV 토론회에서는 이낙연 후보가 이 구설을 끄집어내 공격하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는 "철거민들이 와서 항의하니까 몸싸움하고 고소고발을 했다든가,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을 쫓아내고 겨울철 전기를 끊었다는 식의 보도가 있다. 비판하는 시민들을 향해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트위터 반응도 있었고, 최근 주민들에게 반말하는 게 많이 회자되고 있다"고 했다.

이 지사가 자신에게 항의하러 왔던 철거민들을 고소한 건 사실이다. 철거민 가운데 한 명은 유죄 판결을 받았고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지사는 당시 철거민 8명을 고소했고 나머지 7명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이 철거민 논란에 대해 "철거민들은 사회적 약자가 맞지만 철거민들을 빙자해서 불법적 요구, 특혜를 강자의 방식으로 관철하는 것은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문제된 철거민들은 LH에 의해 철거를 당했는데, 성남시에 이주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이것을 한 번 들어주기 시작하면, 계속 그런 일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