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6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특별검사팀을 이끄는 민중기 특검이 수사 대상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대형로펌 소속 변호인을 따로 만났다는 논란에 대해 "인사차 차담을 나눈 것"이라며 "변호인이 사전에 통일교 사건 수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특검팀은 오는 8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 측에 소환을 통보했고, 같은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특검의 변호인 만남과 관련, 변호인이 통일교 사건의 변호인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관련 변론 사항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부 등 일상적 인사만 나눈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민 특검을 만난 이모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과거 민 특검의 배석 판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은 전날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변호를 맡은 이 변호사가 최근 민 특검을 25분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관 변호사가 수사 내용을 공유 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변호인이 '방문 변론'을 하는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전관 변호사에게 방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6년부터 검찰에서는 방문 변론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현재 면담 기록을 구체적으로는 남기지 않고 있다.

이 변호사는 특검에게 직접 변론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변론권 보장과 수사보안 및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검보가 변호사인들을 만난다. 이 변호사는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되는 다른 사건을 수임하고 있어 통일교 사건이 아닌 타 사건의 변론 목적으로 들렀다가 민 특검과 인사를 했다는 것이 특검팀 설명이다.

앞서 통일교 측은 '특검이 국민의힘과 통일교 조사를 매우 골치 아프다고 한다' '윤영호(통일교 전 세계본부장)가 진행 상황을 총재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해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7월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서울본부 로비에 故 문성명 총재와 한학자 총재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한 총재에 대해 오는 8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다만 한 총재는 전날 심장 관련 질환으로 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에 불출석 사유서 등은 제출되지 않았으나 건강상 이유를 들어 조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 건진법사 전씨와 김건희 여사도 건강상 이유를 들며 출석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

한 총재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 하여금 전씨를 통해 김 여사측에 6000만원 상당의 다이아 목걸이와 명품백 등을 전달해 청탁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통일교 측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일탈이며 교단 차원의 지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 총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한 총재는 어떠한 정치적 청탁이나 금전거래를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본부장과 전씨를 오후에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달 22일 구속된 전씨의 구속 기간은 오는 9일까지다. 특검팀은 오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현재 전씨 변호인은 사임한 상황으로 조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