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뉴스1) 유승관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4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고발사주'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불구속 기소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 (공동취재) 2022.5.4/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사건으로 입건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무혐의 처분했다. 11개월 만에 수사 결과를 내놓았는데, 이밖의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하기로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윤 당선인을 포함해 이두봉 인천지검장(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김유철 부산고검 검사(전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 부장검사),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등 6명의 전현직 검찰 관계자들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6일 밝혔다. 과거 서울중앙지검에서 옵티머스 사건 수사에 관여한 검사들이다.

윤 당선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직무유기·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외 검사들에게는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사가 고소·고발 등에 따라 구체적인 수사를 진행하다가 결과적으로 실체적 사실관계를 밝히지 못했다고 해서 바로 형법상 직무유기죄가 성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좌추적을 포함한 강제수사는 엄격한 비례원칙에 따라 그 필요성 여부 등을 판단하는 것으로서 피의자들이 강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이 직무유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주임검사가 보완수사 지휘를 내리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이 과거 업무 때문에 친분관계가 있던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담당 검사들에게 사건 무마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고발인의 막연한 추측 이외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다"고 했다.

공수처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과 손 인권보호관, 나머지 검사 1명에 대해서는 "고발인은 옵티머스 경영진이 고소한 사건의 담당검사들이 단지 고소 취하가 있었다는 이유로 각하 처분을 내린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고소인이 이후 스스로 작성한 고소취하장을 제출하며 사건을 각하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 건은 경찰 단계에서 각하의견으로 송치된 사건을 주임검사가 그대로 처분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사건 담당 검사들에게 수사무마 등 압력을 가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검사와 판사가 구체적인 사건을 진행함에 있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에 대해 어디까지가 처벌 범위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공수처에는 기관 특성상 고소·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이 검찰 처분이나 법원 판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판사들을 고발한 사건이 많다. 다만 이들을 향한 수사도 법리와 증거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공수처의 사건 검토·수사 결과가 고발인 등의 생각과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공수처를 포함한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