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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병무청, '병역면탈' 라비·'복무위반' 나플라 동시 기소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빅스 라비가 방송녹화를 위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 들어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병역 비리를 수사한 검찰과 병무청이 13일 래퍼 라비, 나플라 등을 기소하면서 3개월간의 합동수사를 종료했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 합동수사팀은 이날 병역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라비(불구속), 나플라(구속) 등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2월5일 구성된 합동수사팀은 이날까지 이들을 포함해 총 7명을 구속 상태로, 130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라비는 브로커 구모씨(46)와 공모해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 현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는다. 사회복무요원 신분인 나플라는 구씨 등과 공모해 우울증을 호소하며 무단으로 복무에서 이탈한 혐의를 받는다.

병역 면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는 라비와 나플라를 포함해 49명이다.

병역면탈 사범 130명 중 병역면탈자는 총 108명이다. 이들 중 96명이 현역 또는 보충역(사회복무요원) 병역처분을 받고 입영 연기 중 병역처분변경 절차에서 뇌전증 환자로 행세해 병역을 면탈했다.

5명은 최초 병역판정 검사에서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해 병역을 면탈했다. 3명은 입영 직전 '입영판정검사'에서, 나머지 4명은 '재병역판정검사' 절차에서 같은 수법으로 병역을 면탈했다. 재병역판정검사는 최초 병역 판정 뒤 4년간 입영하지 않은 경우 실시한다.

브로커들은 병역의무자 유형에 맞춰 의료기관과 병무청을 속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병역판정 전후에 걸쳐 환자, 보호자 등 역할을 분담하는 등 철저히 계획된 범죄의 면모를 보였다.

이들은 일반적인 경우와 긴급한 경우 등으로 구분해 시나리오를 제공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브로커는 면탈자에게 휴대폰게임 등 장시간 전자기기 사용 중 갑자기 발작이 발생한 것처럼 행동하도록 했다. 이는 전자기기 사용시 발생하는 광자극이 뇌를 자극해 발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지식에서 착안한 수법이다.

이후 자신 또는 면탈자의 지인·가족을 목격자로 선정해 의료기관을 상대로 환자 목격자로서 허위로 병증을 호소했다. 또 면탈자에게는 오래전부터 유사한 증상이 여러차례 있었던 것처럼 진술하도록 했다.

또 나이, 입영 연기일수 제한 등으로 면탈자가 신속한 군 문제 해결을 요청할 경우 119 허위신고 후 구급차를 타고 대형병원 응급실로 직행해 범행기간을 단축했다.

합동수사팀은 면탈자의 주변인 중 단순 방조를 넘어 브로커와 직접 계약 체결하거나 허위 목격자 행세를 하는 등 적극 가담한 이들은 공범으로 함께 기소했다.

대마 흡입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래퍼 나플라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날 나플라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2022.11.10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앞서 병역 면탈 사건을 수사하던 합동수사팀은 나플라의 복무 위반 혐의도 포착해 수사를 전개했다.

나플라는 잦은 연기로 사회복무요원 병역이행 연기가 불가능해지자 기획사 대표 A씨, 브로커 구씨와 복무부적합 또는 병역처분변경신청을 통해 병역을 면탈하기로 범행을 계획했다. 이후 2년 동안 우울증 등이 악화된 것처럼 병원 의사를 속여 약을 처방받았으나 투약은 전혀 하지 않았다. 또 허위의 병무용진단서를 발급받아 소집해제, 재신체검사 등을 수회에 걸쳐 시도했다.

이 밖에 서초구청 서울지방병무청 담당 공무원인 B·C씨는 나플라가 신속하게 복무부적합 소집해제를 받을 수 있도록 복무 부적응 근태자료를 만들기 위해 141일간 허위로 출근한 것처럼 출근부를 조작했다. 또 잦은 지각·조퇴·병가 등으로 복무에 부적합한 것처럼 근무상황까지 조작했다. 지난달 법원은 나플라, B·C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병무청은 뇌전증 관련 병역 판정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뇌전증을 호소하는 의무자의 뇌파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치료기간이 1년 이상이면 4급, 2년 이상이면 5급으로 분류된다.

병무청은 앞으로 경련 발작의 발병 시기와 빈도, 약물치료를 통해 경력발작을 조절할 수 있는지 등을 전문가 자문을 거쳐 판정기준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소변 검사를 통해 뇌전증 약물 복용 여부만 판별하는데 더해 혈액 검사를 추가해 지속적인 약물 복용 여부까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합동수사팀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과 병무청은 긴밀히 협력하여 관련 사건 수사를 계속 진행해 나가겠다"며 "우리 사회에 병역면탈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추적하고 밝혀내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행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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