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이 18일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소재 통일교 본부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신도들이 본부 입구에서 예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일회계법인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통일교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규명할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오는 25일에는 청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서울시 용산구의 삼일회계법인과 경기도 성남시의 코이카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PC 내 파일 등을 확보했다. 통일교 측은 캄보디아 메콩강 공적개발원조(ODA) 한도를 늘리기 위해 전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000만원 상당 샤넬가방 각 2개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압수수색의 목적은 청탁 의혹을 뒷받침할 재무 자료와 ODA 한도 증액 결정 과정의 부당 관여 여부를 확인할 내부 문서·전자메일 등을 확보하는 데 있다. 돈의 출처·용처와 정책 결정 경로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외교부 산하의 코이카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 원조 사업을 맡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통일교의 회계 감사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를 수행했던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알려진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 오후 5시 정지원 전 행정관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소환 조사는 김 여사가 고가 목걸이 등 금품 또는 향응을 수수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사건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전 행정관은 전씨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받은 명품 가방을 직접 전달받아 다른 가방으로 교환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전날에는 조연경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조 전 행정관을 상대로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첫 외국 순방 일정에 동행했던 당시 착용한 고가 장신구들이 재산으로 신고돼 있지 않았다는 의혹 등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다음달 6일 진행될 소환 조사 방식을 조율해달라는 입장이지만 특검팀은 거부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 측 변호인이 혐의별로 다른 날에 나눠 소환 조사하고 각 소환 조사 사이 최소 3~4일의 휴식 일정 보장, 오후 6시 전 조사 종결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특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