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사진=머니투데이 DB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구치소에서 조사실로 강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국회의원 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특검의 소환 요구를 두 차례 거부한 데 따른 조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서울중앙지법 청구했다. 특검 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씨와 가까운 김영선 전 의원 등이 공천을 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특검팀은 전날(29일) 불출석한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고 재차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오늘도 아무런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날도 불출석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이후 특검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 특검의 첫 번째 출석 요구에 건강상 이유로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에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치를 지휘했다. 그러나 서울구치소 측이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물리력까지 행사하기 어렵다'며 거절해 불발됐다.

이에 이번 내란 특검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는다 해도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발부 이후에도 협조를 거부할 경우 어떤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특검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구치소에 특검보와 검사를 1명씩 투입해 교도관들과 함께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씨를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명씨에게 지난 28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명씨는 변호인 일정으로 인해 출석이 어렵다며 거부했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의원실에 대한 2차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특검팀은 지난 28일에도 이 대표의 의원실, 서울 노원구와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이 대표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당시 압수하지 못한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과정에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경남 창원 의장 선거구 현역 의원이었던 김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선거구를 옮기고 김 전 부장검사의 당선을 도우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전날 코인왕 '존버킴'으로 불린 박모씨(44)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박씨의 지인이 김 전 부장검사에게 선거 차량 렌트비 4000여만원을 지원했다는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포도코인을 발행해 시세를 조종하는 등 809억원을 빼돌린 혐의(특경법상 배임 및 사기)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그는 1심 재판 중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2600억원대 스캠코인 사건으로 지난 3월 다시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