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SRT 개통 6주년인 9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9일 개통한 SRT는 누적 이용객 1억2천5백만명, 이동거리 283억2백만km를 기록했다. (SR 제공) 2022.1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서고속철도(SRT) 승무원의 실적 주행거리에 따라 지급되는 승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부장판사 윤강열)는 지난 6월 SRT 운영사인 SR 소속 근로자 267명이 낸 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SR은 19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했다.

SR은 보수규정에 따라 승무원의 실적 주행거리마다 승무수당을 지급했다. 고속열차 기장(3급)은 1㎞마다 120원, 객실장(4급)은 1㎞당 35원을 매겼다. SR은 2017년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맺고 승무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고 통상임금은 기본급, 급식보조비, 조정수당으로 한정했다.

승무원들은 2020년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양측은 승무수당이 소정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다퉜다.

승무원 측은 "승무수당이 소정근로의 대가이고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됐으므로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승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됐다면 더 받았을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SR은 승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SR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추가로 지급받는 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라 할 수 없어 통상임금에 속하지 않는다"며 "실제 주행거리라는 추가 조건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정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승무원에게 승무업무는 소정근로 자체"라며 "승무로 인해 자동 발생하는 실적 주행거리를 소정근로 외 추가적인 조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승무원들이 회사에 제공하기로 약정한 근로의 주된 부분은 승무일 수밖에 없다"라며 "승무를 소정근로에서 제외한다면 승무원과 사이에 근로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승무수당의 지급 여부와 지급액이 사전에 결정된다는 점에서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열차 출발지와 종착지의 노선에 따라 실적 주행거리가 자동 산출되고 직급과 직무별로 거리당 승무수당은 정해져있으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은 사전에 확정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승무수당은 소정근로와는 무관하게 지급됐으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회사는 기장이나 객실장이 소정근로시간을 넘겨 업무를 수행했는지, 야간 또는 휴일에 이뤄졌는지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실적 주행거리에 따라 승무수당을 지급했다"며 "원고 중 4명이 대기, 안전 및 직무교육 수강 업무를 수행해 승무업무를 하지 않는 날에는 실적 주행거리가 발생하지 않아 승무수당을 받지 못했는데 이는 통상임금에 해당함을 부정하는 근거"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2심 재판부는 "회사가 승무원들에 지급한 승무수당은 소정근로에 대한 승무수당과 휴일근무에 대한 승무수당으로 구분되며 이 사건 청구는 소정근로에 대한 승무수당만을 통상임금에 포함돼 계산한 것"이라고 봤다. 승무 외 업무에 대해서는 "승무수당을 받지 못한 원고 3명은 다른 직무를 수행하다 기장·객실장으로 보직이 변경됐고 나머지 1명은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다가 추후 취소된 사람이다. 이전 근무는 승무원으로 실적 주행거리가 없어 승무수당을 받지 못한 것이다"라고 했다.

SR 측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