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검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6/사진=뉴스1

'고발사주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소장을 직접 전달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고위공직자범죄공수처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정재오 최은정 이예슬)는 6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검사장의 항소심 선고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공소장이 손 검사장 →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 → 제보자 조성은 씨 순서로 메시지 전송을 통해 전달됐다는 공수처의 주장에 증명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손 검사장이 김 전 의원에게 공소장을 '직접' 건네며 공모한 게 아니라 '제3자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메시지 상단에는 전달된 메시지로 '손준성 보냄' 표시가 있지만 이는 피고인이 최초로 메시지를 생성해 전송했고 조성은에게 전달하기까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전달됐다는 것을 의미할 뿐 김웅이 피고인에게서 전송받았다는 것까지 의미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제3자에게 전송하고 제3자가 김웅에게 전달한 경우에도 이 표시가 똑같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별도의 공소장 변경 절차 없이 피고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미필적 인식에 따라 상급자, 검찰청 소속 아닌 외부 제3자들에게 전송함으로써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심판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며 공소장에 대해 지적했다.

재판부는 당시 상급자가 개입됐을 가능성 등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이) 선거운동으로 매우 바쁜 와중에 피고인과 긴밀하게 소통해 부탁받고 이를 수용하여 조성은에게 (공소장 등을) 그대로 전달했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고발장 작성 등을 지시한 윤석열 검찰총장 등 상급자가 기획하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고발장을 제출할 자로 김 전 의원을 선택하고 긴밀하게 연락 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손 검사장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있던 2020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당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이 고발장을 작성하고 이를 당시 야당에 전달해 야당이 이를 근거로 고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공수처는 결심 공판에서 손 검사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3년,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에 대해 2년을 각각 구형해, 합계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앞선 1심 재판부는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손 검사장이 고발장 초안을 작성해 전달한 것만으로는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일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