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사진=뉴시스.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 시기에 억울한 옥살이를 한 김동현씨(68)가 42년 만에 법원으로부터 7억원대 형사보상을 받게 됐다.

16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박주영 송미경)는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무죄를 확정받은 김씨에게 구금보상 7억5064만5200원, 비용보상 965만5921원 지급을 결정했다.

형사보상 제도란 국가 형사 사법의 잘못으로 죄 없이 구금 또는 형 집행을 받은 사람에게 국가가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말한다.

김씨는 1980년 5월 자작 시집을 발표한 후 검거를 우려해 스웨덴으로 출국하고 국제앰네스티 스웨덴 지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그는 북한대사관을 한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직원의 설득으로 결국 망명을 취소한 뒤 1982년 5월 귀국했다.

귀국한 김씨는 김포공항에서 옛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수사관들에게 연행됐다. 약 40일간 영장 없이 불법 구금돼 조사를 받으며 구타,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후 구속기소된 김씨는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이 확정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023년 9월 김씨 사건을 중대한 인권침해로 판단했다. 이후 김씨 측은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재판부는 지난 5월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호소를 단 한 번도 귀 기울여주지 못한 점 등 선배 법관들의 잘못에 대해 대신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