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정한 항공사의 회원약관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마일리지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8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마일리지가 재산적 가치가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마일리지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가치는 약관을 통해 약정된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것"이라며 "약관 조항은 민사상 소멸시효에 준하는 10년의 유효기간을 정하고 있어 고객들을 현저히 불리한 지위에 두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일리지의 유효기간 제도를 통해 얻는 이익에 상응하는 만큼 고객들의 이익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정황이 보이기도 하나, 이익의 불균형이 사적 자치의 한계를 일탈해 약관 조항을 무효로 볼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국토부와 항공업계는 이전까지 유효기간이 없던 항공사 마일리지에 대해 2010년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 대한항공은 2008년 7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10월부터 쌓인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유효기간이 지난 마일리지는 순차적으로 소멸됐다.

소비자주권은 2019년 2월 유효기간 만료에 따라 소멸된 마일리지에 대해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다시 지급해달라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비자주권은 "두 항공사의 회원약관이 소비자의 마일리지 사용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불공정한 규정임에도 이를 근거로 마일리지를 없애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했다.

1, 2심 재판부는 모두 소비자주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마일리지는 재산권성이 인정되기는 하나 부수적인 '보너스'로 부여되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유효기간이 없는 경우 누적된 미사용 마일리지가 모두 회계상 채무로 인식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유효기간은 운용에 있어 합리적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소비자주권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