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허종식 의원과 윤관석·임종성 전 의원을 배당받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정근 녹취파일'에 제기된 위법수집증거 논란을 심리하기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설범식)는 9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 전현직 의원들을 불러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검찰과 변호인단에 위법수집증거에 관한 의견을 요구했다.

재판장 설범식 부장판사는 이날 검찰 측을 향해 "전날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선고된 1심 판결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했다"며 "대상 증거가 우리 사건 증거와 어느 정도 겹치는지, 원 제출자가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말했는지, 임의제출 사유·범위가 같은지, 이미 확정된 윤 전 의원의 사건에 제출됐다면 어떻게 자료가 쓰였는지 등을 정리해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변호인이 "앞서 윤 전 의원에게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선 변호인단이 위법수집증거 주장을 안 했다"고 변론하자 설 부장판사는 "(송 대표의) 1심 판결과 이 사건을 비교하면 되겠다"며 "변호인들도 정리해서 입장을 제출하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제출한 휴대전화가 위법수집증거라고 판단된 가장 큰 근거는 이 전 부총장이 수사기관에서 강압을 당해 억지로 제출해서 임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시"라며 "수사과정에서 강압이 전혀 없었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제출 당시 이 전 부총장과 검사·교도관·변호인이 있었던 상황"이라며 "이 전 부총장이 자유롭게 상의해서 제출한 게 맞다는 것을 말해야 할 것 같아 증인을 추려보고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허종식 의원, 윤관석·임종성 전 의원과 별도로 기소된 송 대표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허경무)에서 민주당 돈봉투 사건 관련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소송지휘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받던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를 임의제출받아 민주당 돈봉투 의혹의 증거로 활용한 바 있다. 송 대표 사건의 1심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이 자유로운 의도로 휴대전화를 제출했는지 의심스럽고, 검찰이 별건수사를 위한 압수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허종식 의원과 윤관석·임종성 전 의원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은 다음달 2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