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법원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임해선 안 된다며 의안상정을 금지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의안상정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21일 일부 받아들였다.

법원 결정에 따라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임시주총에서 2호 의안 '이사 수 상한이 19인임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7인 선임의 건'을 상정할 수 없다. 3호 의안 '이사 수 상한이 없음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의 건'도 상정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상법 382조의2 1항에 의하면 주주는 '정관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경우', 즉 정관에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규정이 없는 경우에만 회사에 대해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미개발은 지난해 12월10일 고려아연에 대해 집중투표청구를 했지만, 당시 고려아연의 정관은 명시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며 "결국 이 사건 집중투표청구는 상법 382조의2 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조건부 집중투표청구가 허용된다면, 청구의 효력은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정관규정을 개정하는 의안이 가결된 후 발생한다"며 "이런 경우 주총 7일 전까지(상장회사는 6주 전까지) 집중투표를 청구해야 함을 규정하는 상법 382조의2 2항(상장회사는 542조의7 1항)을 위반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만약 조건부 집중투표청구가 상법상 허용되고 회사는 이 같은 청구를 항상 받아들여야 한다고 해석한다면, 소수주주의 정관변경 주주제안과 조건부 집중투표청구가 있는 경우 회사는 정관에 집중투표 배제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집중투표를 준비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무거운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