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왼쪽)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사진=류현주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국회를 봉쇄한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첫 재판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6일 오전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검찰·피고인 측 입장과 향후 심리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의무는 없다. 이날 암투병 중인 조 청장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김 전 청장은 법정에 나왔다.

조 청장의 변호인은 이날 "계엄상황에서 경찰에게 당연히 요구되는 치안유지 활동을 부득이하게 했고 이것이 계엄활동으로 오해받고 있다"며 "실질적으로는 내란범죄에 가담하지 않고 지시이행을 거부함으로써 오히려 범죄실행을 막아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청장 측도 "내란죄, 고의 국헌문란 목적 등에 전반적으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은 계엄 당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계엄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경력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 사건, 김 전 장관 사건 등 내란 혐의 사건들을 병합해 한꺼번에 심리할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가장 중요한 (윤 대통령) 사건의 준비기일을 한 번 해봐야 (병합심리 관련) 윤곽이 나올 것 같다"며 "변호사들도 그때까지 의견서를 제출해주면 심리를 병행할지 병합할지 의견을 나눠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