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진행 방식이 일방적이라고 항의하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13일 다시 신청했다. 헌재는 오는 14일 재판관 논의를 거쳐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채택과 관련한 헌재의 판단이 나오면 최종 선고가 언제쯤 나올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헌재가 당초 계획했던 변론기일은 13일로 끝났는데 만약 헌재가 추가 증인신문을 허가한다면 다음주 중 한 두 차례 더 변론기일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다음달 초 윤 대통령 파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윤 대통령 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한 총리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신청했다.

한 총리는 지난 11일 이미 증인 신청이 기각된 상태로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한 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선고를 서두르기 위해 피청구인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를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윤 변호사는 이날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지금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을 비롯한 명문의 법률 규정을 위반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위법·불공정한 심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른 결정보다는 신속하고 공정한 심리, 정확하고도 정치적 중립성을 겸비한 심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그 결정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어야만 헌재의 존재 의미가 있다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심리가 계속된다면 대리인단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탄핵심판 중간 조지호 경찰청장을 구인(신문을 위해 증인을 일정한 장소로 데려가는 강제 처분)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조 청장은 앞서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헌재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조 청장에 대한 신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헌재는 오는 14일 재판관들이 모두 모여 한 총리와 홍 전 차장, 윤 대통령 측이 앞서 증인 신청한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1부속실장과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박경선 전 서울동부구치소장에 대한 채택 여부를 결정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조 청장을 구인할지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한 두명 증인이 추가로 채택되고 최종 변론 절차까지 진행된다면 다음주까지 변론기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간 헌재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변론기일을 열어왔다.

변론기일이 모두 마무리되면 재판관들은 평의를 통해 파면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 주심 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후임 재판관들이 순차적으로 의견을 낸 뒤 재판장이 마지막으로 의견을 내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대통령을 파면하기 위해서는 현재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파면에 찬성해야 한다.

모두의 의견을 반영해 파면 여부가 결정되면 주심 재판관이 다수의견을 토대로 결정문을 작성한다. 주심 재판관이 소수의견을 낸 경우에는 다수의견을 낸 재판관 중 한명이 결정문 작성을 맡게 된다. 평의부터 결정문 작성까지는 통상 2주일 안팎이 걸린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변론기일 마무리 이후 선고가 나올 때까지 약 2주의 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