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하기 위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이 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의 탄핵소추안을 만창일치로 기각했다. 이는 98일 만의 결정이다. /사진=뉴스1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기각으로 98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수사에 대해 "모든 최종 책임을 제가 진다는 자세로 성실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된 각종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검장은 13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중앙지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직무가 정지됐을 때 중앙지검에 (명씨 관련) 사건이 이송된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검장은 헌재가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한 이유에 대해서는 "결정문을 아직 자세히 보지 못 해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부임 이후 수사팀과 함께 필요한 수사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재판관들도 인정하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검찰청에서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구속 기간 산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자세히 보고 받고 대검과 잘 협의해 혼란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이 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앞서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진행하면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 등으로 탄핵소추됐다.

구체적으로 헌재는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일과 관련, "재량권 남용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했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해당 사건을 수사하거나 지휘함에 있어 재량을 남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 지검장이 복귀하면서 서울중앙지검은 앞서 진행하고 있던 각종 수사들을 더 적극 진행할 방침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중앙지검장이 공석이었다는 점에서 각종 수사 등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차차 제 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