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주 중 이뤄지지 못했다.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탄핵심판 사건들을 먼저 처리하면서다. 이제 남은 변수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헌재에 따르면 헌법재판관들은 이번주 수시로 평의를 열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쟁점을 정리 중이다. 사건이 모두 정리되는 대로 선고일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다음주 후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법조계에선 14일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최종 변론기일 이후 약 2주 뒤 금요일에 이뤄졌다는 이유였다. 14일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절차가 끝난 뒤 17일째 되는 금요일이다.

다만 이날까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음주 초반 선고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통상 2∼3일 전 선고일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해왔다. 다음주 초반에 선고를 하려면 주말 중 선고일을 통지해야 하는데 헌재가 주말 중 선고일을 통지한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오는 18일 박성재 법무부장관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진행된다는 점도 다음주 후반 선고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헌재가 보안 등을 이유로 선고일 하루 전날 일정 통지를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현직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선고일을 전날 통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헌재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선고일을 전날 통지한 사례는 10번 이하였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지난달 19일 변론 절차가 마무리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이 꼽힌다. 최근까지 헌재는 쟁점이 간단하거나 먼저 접수된 사건 들에 대한 선고를 먼저 내리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한 총리 사건은 윤 대통령 사건보다 더 빨리 변론 절차가 끝났고 쟁점도 더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를 먼저 내려야 국정 혼란이 덜 할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총리 측도 최근 헌재에 "선고일을 조속히 지정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낸 상태다.

만약 헌재가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를 먼저 진행한다고 결정할 경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다음주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는 오는 26일 전후로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접수한 뒤 가장 오랜 기간을 들여 선고를 내리는 탄핵심판 사건이 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이날로 헌재에 접수된 지 91일째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은 접수 후 63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은 91일 만에 결론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