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사진=뉴시스

27일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내란 혐의 재판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된 정성욱 정보사 대령 등이 군사상 기밀 보호를 목적으로 재판부에 비공개 재판을 요청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재판 비공개를 요청한 검찰과 이에 반대하는 변호인 측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전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2차 공판에서 검찰 요청을 받아들여 정 대령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이날 비공개 결정에 앞서 검찰이 지난 25일 재판부에 제출한 비공개 재판 전환 신청서에 대해 피고인 측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재판이 1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검찰은 증인의 소속 부대가 국가 안전 보장을 우려로 비공개 재판 전환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피고인 측은 "검찰의 공소 내용이 언론에 실시간으로 나가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비공개를 하느냐"며 "검사들이 불법 수사를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국민들의 알 권리를 생각해 원칙대로 공개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노 전 사령관도 직접 나서 "국가 안보에 전혀 관계없으니 공개재판하는게 맞는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증인이 비공개 재판을 전제로 공무상 비밀신고서를 제출했다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지만 피고인 측 반발은 지속됐다. 피고인 측이 추후 새로운 기일을 잡아달라며 또 한번 이의를 제기하고 검찰도 같은 주장을 유지하자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쌍방이 너무 감정적"이라며 "귀한 시간에 공개냐 비공개냐 자체를 갖고 다투는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아깝다"고 달래기도 했다.

이후 재판부는 피고인 측 이의 신청을 기각하고 재판을 비공개로 전환해 증인 신문을 시작했다. 비공개 재판은 우선 이날 증인 신문에만 적용된다. 재판부는 "절차상 문제가 없게 하기 위해 비공개를 하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앞으로 다른 증인에게도 유지되는 것 아니고, 진행 후 (국가 안전보장과) 관련이 없으면 다음에는 비공개 재판을 안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인데도 김 전 장관 등과 비상계엄을 사전에 논의한 혐의를, 김 전 헌병대장은 자신이 주도한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과 참여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