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대구고검 검사 /사진=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대상이 아닌 일반인의 전과 기록을 무단으로 조회한 혐의를 받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공수처는 28일 후배 검사에게 지시해 처남 집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 A씨 전과 기록을 조회하고 이를 처남댁에 유출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이 검사를 불구속기소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6일 이 검사를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는 공수처로 7일 이첩했다.

공수처는 공소시효인 오는 29일을 3주 앞둔 상태로 이 검사 사건을 넘겨받고 증거 확보를 위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대검찰청과 서울동부지검을 압수수색하고 26일에는 추가로 대검찰청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수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와 진술 등 확인되는 사실관계 등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 검사의 공무상비밀누설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 검사의 후배 검사가 가사도우미 A씨에 대한 통합사건검색, 사건수리정보, 법원선고 등을 조회한 내역과 A씨에 대한 전과 판결문 조회 및 출력한 내용, 이 검사와 처남댁과의 카카오톡 대화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판례에 따르면 타인의 수배내역만 조회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수배내역 관련 정보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공무상 비밀에 해당해서다. 수배내역 관련 정보에는 범죄 전력이 포함될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수사 기밀로 평가된다.

공수처는 "이 검사를 재판에 넘기기에 앞서 공소심의위원회 개최 결과 기소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만장일치 의결이 있었다"며 "이 검사를 공무상비밀누설로 기소했으며 향후 공소유지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