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심리를 위해 두 번째 회의를 연다. 지난 22일 첫 합의기일 이후 이틀만이다.2025.4.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을 '속전속결'로 마무리한다. 지난 22일 이 후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지 9일 만에 선고한다. 전합은 길게는 수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이 후보 사건은 2심 선고후 한달여만에 결론이 내려진다. 선거법의 신속한 심리를 강조해온 조희대 대법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이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빠른 결론이 필요했다는 의견도 있다.

대법원이 다음달 1일 이 후보 사건을 선고한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이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을 전합에 회부한 직후 합의를 진행했다. 첫 심리에서는 주심인 박영재 대법관이 동료 대법관들에게 사건개요를 설명하고 대략적인 심리절차와 쟁점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합에 회부한 후 첫 심리를 진행한 것부터 이례적이었는데 이틀후인 지난 24일 한 차례 더 사건을 검토했다. 2번째 심리에서는 쟁점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나온 이 전 대표의 발언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3번째 합의기일을 진행하지 않고 5일간 침묵하던 대법원은 전격 선고기일을 지정했다. 전합 회부 일주일 만에 사건을 매듭짓기로 한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이번 사건 선고에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전합은 한 달에 1회 합의기일을 지정하고 선고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이렇다 할 지침이 없다가 신속하게 전합 회부를 결정하고 일주일여 만에 선고일까지 지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런 사례는 흔하지 않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수차례 선거법 사건 전반에 대한 신속한 심리를 강조해 온 만큼 자신의 말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조희대 원장은 취임 이후 선거법 사건 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3개월 내 선고해야 한다는 이른바 '6·3·3 규칙'을 최대한 지켜야 한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 전 대표 선거법 사건 2심은 지난달 26일 선고됐다.

6월3일 대선을 한달여 남은 상태에서 서둘러 결론을 내는 것이 대선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후로 결론을 미루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속전속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 후보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판단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대법원이 2심에서의 무죄 선고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판단할 수 있다. 전합이 이 전 대표 선거법 위반 2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의견을 모으면 그 판결을 확정할 수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이 전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 취지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서울고법 판단 후 대법원에서 다시 확정해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파기자판을 통해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대법원이 스스로 재판을 해 원심 판단을 뒤집고 최종 결론을 내는 파기자판은 극히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2021년 대선 후보였던 시절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등의 말을 해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성남시 백현동 부지 용도를 바꿔주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지난달 이 전 대표의 김 전 차장 관련 발언을 허위로 볼 수 없고 백현동 부지 관련 발언은 상당한 압박감을 드러낸 과장된 표현이라고 보고 무죄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