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로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지연손해금에 대한 약정금 약 270억원을 지급하라"며 삼성물산 (149,800원 4700 -3.04%)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2심에서도 졌다.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판사 김인겸)는 29일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에서 1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날 "원고(엘리엇)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했다. 당시 삼성물산이 1주당 주식매수 청구가격을 5만7234원으로 공시하자 엘리엇은 이를 저평가됐다고 보고 합병에 반대하며 소송을 냈다.

이후 삼성물산이 다른 주주들에게 1주당 5만7234원을 초과하는 주당 대가를 지급할 경우 엘리엇에 초과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비밀합의 약정서'를 맺자 엘리엇은 합병 반대 소송을 취하했다. 2022년 엘리엇은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 삼성물산으로부터 세금을 공제한 659억원(세금 포함 약 724억원)의 추가 지급금을 받았다.

그러나 다른 주주들이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합병 관련 소송을 이어가 지연이자까지 받아내자 엘리엇은 2023년 10월 비밀합의에 정산되지 않은 약정금 및 지연손해금이 남아있다고 주장하며 다시 소송을 냈다. 삼성물산은 "협의 약정서에 근거해 이미 659억원을 지급했고 여기에 지연이자까지 포함된 것이라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최욱진)는 지난해 9월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엘리엇과 삼성물산의 합의서에 '주당 대가'는 주식 가격 자체만을 의미하며 지연이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엘리엇에 추가 약정금을 더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