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5.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를 모두 제출받은 가운데 검찰도 해당 자료 확보를 시도하며 한 때 경찰과 검찰 사이 충돌이 빚어졌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 경찰은 경호처로부터 자료를 받는 날 검찰이 현장을 찾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도 된다는 해석이 있는 한편 일각에서는 비상계엄 관련 수사 초기부터 이어진 수사 주도권 다툼의 연장선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전날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 관련 비화폰 서버기록을 모두 넘겨받았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2024년 3월1일 이후 통화기록 일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화폰 서버 기록은 2일마다 자동 삭제되는데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대부분 복구했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 관련 비화폰 등 19대도 확보했다. 윤 전 대통령 휴대전화도 포함됐다.

같은날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들도 특수단이 서버기록을 제출받는 현장을 찾았다. 특수본은 올해 1월 비화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당시 경호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경호처가 임의제출에 협조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도 이날 현장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특수본 측은 이날 방문이 임의제출 범위 등을 협의하기 위해서였던 것이지, 경찰이 확보한 자료를 검찰이 뺏으러 간 것이 아니었다고도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경호처가 서버를 뜯어서 경찰에 주는 게 아니다. 서버에 있는 자료를 복제(이미징)해 가는 것인데 검찰과 경찰이 대치할 게 무엇이 있겠냐"고 말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비화폰 서버, CCTV기록 등 관련 자료 확보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내란수사 초기 검경의 주도권 다툼이 재현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동일인물과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중복신청·청구됐고 법원이 이례적으로 영장기각 사유에 "수사효율, 기본권 보호를 위해 수사기관 협의를 거치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또 검찰이 삼청동 안가 CCTV 등 계엄수사와 관련 주요 자료에 대한 경찰의 영장신청을 줄곧 불청구하면서 경찰 내부 불만이 누적된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호처는 강경파로 분류됐던 김 전 차장과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이 지휘권을 잃은 이후 서열 4~5위에 해당하는 경호처 지휘관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