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2월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사진=뉴스1

내란 주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 기간 만료로 조만간 석방될 상황이 되자 법원이 보석을 허가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사실상 구속 상태를 불법적으로 연장하겠다는 것이라며 불복 절차를 밟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6일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른 제1심의 구속기간이 최장 6개월로서 그 구속기간 내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마치는 것이 어려운 점,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서는 피고인의 출석을 확보하고 증거인멸을 방지할 보석 조건을 부가하는 보석 결정을 하는 것이 통상의 실무례인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 김 전 장관에 대한 조건부 보석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7일 구속된 김 전 장관은 오는 26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만료로 풀려나면 주거지·접견·통신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의 몸이 된다. 재판부가 이를 고려해 주거지 제한 등 조건을 붙일 수 있도록 직권 보석을 허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검찰 측은 재판부에 조건부 직권 보석을 요청했고 피고인 측은 보석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보석 조건은 보증금 1억원과 주거 제한 등이다. 또 내란 재판 관련 피고인, 그들의 대리인들과 접촉하거나 연락해선 안 된다. 허락 없이 해외에 나가서도 안 된다. 만약 김 전 장관이 이를 위반하면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몰취할 수 있다. 또 피고인에 대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의 감치를 처하게 할 수 있다.

이 같은 법원 결정 직후 김 전 장관 측은 보석 허가에 불복해 항고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법원의 김 전 장관에 대한 보석 허가 결정은 석방 결정이 아닌 사실상 구속 상태를 불법적으로 연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형사소송법상 불구속재판 원칙을 지키고 김 전 장관의 권리보호는 물론 김 전 장관 명에 따라 계엄 사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각급 사령관들 및 대한민국 국군 장교들의 권리보호를 위해 법원의 위법한 보석 결정에 불복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보석 석방은 집행되지 않은 상태로 김 전 장관은 구치소에 머물고 있다. 법원에서 관련 항고 및 집행정지에 대한 결론을 내린 후에야 김 전 장관이 보석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내란 사건 관련자들도 줄줄이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란 주요임무종사 혐의 피고인들에 대한 보석 허가 결정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 달 1일이 구속 만료일인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시작으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문상호 국군방첩사령관 등 핵심 군 관계자의 구속 만료일이 다음 달 예정돼 있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다음 달 7일 구속 만료일을 앞두고 지난달 9일 보석을 신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