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2월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종식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보석이 허가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청장에 대한 보석 결정을 내렸다. 지난 1월8일 기소된 김 전 청장은 다음달 7일 구속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보석은 구속된 피고인에게 보증금을 받거나 보증인을 세운 뒤 거주지 제한과 사건 관계자 접촉 제한 등 일정한 조건을 걸고 석방을 해주는 제도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에 대해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 및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내용, 법원 허가 없이 외국으로 출국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김 전 청장은 또 보증금 1억원을 납부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주거지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이 밖에 직접, 변호인이나 제3자를 통해 자신의 사건과 관련된 피의자나 피고인, 참고인, 증인이나 그들의 대리인, 친족과 어떤 방법으로도 연락을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 도망 또는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금지되며 출국하거나 3일 이상 여행을 하는 경우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이 같은 조건들을 성실히 지키지 않으면 보석이 취소돼 다시 구속될 수 있다. 보증금 역시 몰취될 수 있다.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나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 전 청장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비상계엄 당일 서울경찰청 소속인 국회경비대에 국회를 전면 통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내란 행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3시간여 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만나 계엄과 관련된 사전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 전 청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 청장은 지난해 1월 혈액암 2기 진단을 받고, 지난 1월 보석 청구가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