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및 외환 혐의 등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 박지영 특검보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내란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2025.6.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외환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지하 주차장 출입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사실상 조사 거부"라고 밝혔다. 내란 특검은 체포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지영 특검보는 26일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지하 주차장으로 출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저희가 출입 방식의 변경을 요구하는 건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내란 특검에 '지하 주차장으로의 출입,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검 출석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말씀드린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박 특검보는 "지금까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노무현 전직 대통령 어느 누구도 지하 주차장을 통해 들어온 적은 없다"며 "윤 전 대통령도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을 때만 헌법재판소에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고, 지금은 서울중앙지법 출석 때 공개적으로 1층을 통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에 출석해 받는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이런 경우라면 누구라도 형사소송법에 따른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특검이 체포 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 24일 "조사를 위한 청구"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전날 윤 전 대통령 측이 내란 특검에서 출석을 요구하면 출석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점 등을 근거로 기각했다.

박 특검보는 "체포영장을 청구할 때도 말했지만 달리 대우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여러모로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의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내란 특검은 지하주차장 출석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시간을 1시간 늦춰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였다. 내란 특검은 전날 윤 전 대통령에게 28일 오전 9시 서울고검으로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오전 10시 출석을 요청했고 특검이 받아들였다.

내란 특검이 지하주차장 출입을 거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28일 실제 출석할 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내란 특검은 28일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할 경우 비상계엄를 위해 개최됐던 국무회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 특검보는 "체포영장에 적시된 범죄 사실 이외에 다른 부분도 (조사 대상으로)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조사 시 조사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 조사를 진행한 특검 인원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