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헌법재판소 제공) 2025.0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외환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그간 미진했던 외환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 관계자는 26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특검의 수사 대상 대부분이 김 전 장관과 관련돼 있다"며 "아직 기소가 되지 않은 부분들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내란 특검 수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피의자 중 하나로 꼽힌다. 김 전 장관이 직접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지시를 들었던 만큼 비상계엄 선포 전후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란 특검이 주목하고 있는 외환 의혹의 경우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이 입을 열지 않을 경우 실체 파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계엄 선포에 앞서 무인기 평양 침투설을 흘리는 방식으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계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내란 특검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조사에서 계엄 모의 시 군 자금 활용 방안 등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지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조은석 특검은 특검이 밝혀내야 할 대상 중 하나로 군 자금 동원 의혹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장관이 내란 특검의 수사에 얼마나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김 전 장관은 그간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특검의 추가 기소와 추가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다.

김 전 장관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법정구속기간 만기일이라 많은 분들이 석방을 기대하고 계셨을 텐데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의 법률대리인단은 "불법기소 불법재판으로 형사절차를 무력화하는 특검과 법원의 범죄가 이후 다른 군 장병의 재판에서 또 자행될까 심히 우려한다"며 "더 이상 무너진 법치로 절차적 기본권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 사법내란범 특검과 법관은 사법역사에 오욕을 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김 전 장관이 얼마나 전향적인 태도로 조사에 임하느냐에 따라 내란 특검 수사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김 전 장관과 윤 전 대통령은 결국 한 몸"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이들 사이에 얼마나 균열이 생기느냐가 특검 수사 성과를 좌우하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전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을 진행한 끝에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