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창래 전 삼부토건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7.09. 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의 전·현직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오일록 삼부토건 대표, 오전 10시 정창래 전 삼부토건 대표를 서울 종로구 광화문웨스트 빌딩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어떤 관계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관계가 없다. 전혀 인연이 없다"며 "들어가서 상세히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해 '테마주'로 급부상해 주가가 급등할 시기인 2023년 5~7월 공동대표로 주요 거래·공시 의사결정권자였다. 검찰 출신인 정 전 대표는 법무법인 일산 변호사와 디와이디(DYD)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던 중 2023년 3월15일 삼부토건의 대표로 선임됐다.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이 소유한 화장품업체 디와이디는 2023년 2월 삼부토건을 인수했다. 정 전 대표가 선임되기 전 삼부토건은 이응근 대표이사 단독체제였다. 특검은 이 회장을 오는 10일 오전 10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추진 당시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국토교통부 인사를 만나는 등 사업 전반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하게 된 경위, 디와이디가 삼부토건을 인수한 목적, 우크라이나 정부와 현지 건설사들과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경위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이 실제 재건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23일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22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코노토프(Konotop)와 재건 사업 관련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24년에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현지 건설사와 MOU를 체결했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삼부토건·디와이디·이석산업개발 등 회사 6곳과 관련 피의자 주거지 등 총 1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이후 연일 관련자들을 소환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의 전후 맥락을 규명하고 있다. 지난 4일 이 전 대표에 이어 6일에는 포럼에 직접 참석했던 전직 삼부토건 직원을 불러 조사했다. 전날에는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을 주최한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 회장과 신규철 전 삼부토건 경영본부장을 소환했다.

삼부토건이 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 복구사업 이슈를 이용,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현지 업체들과 반복적으로 MOU를 체결하고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주가는 1000원대에서 불과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급등했다. 삼부토건의 실질적 사주인 조성옥 전 회장 등은 주가 상승 국면에서 보유지분을 대량 매도해 수백억 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주가 급등 과정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와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