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언론브리핑에서 이명현 특별검사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항소심 사건에 대한 항소취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혜수 기자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 대한 항소취하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박 대령은 항명 혐의 1심 재판에서 받은 무죄를 확정받게 됐다.

이 특검은 9일 오전 언론 브리핑을 열고 "특검은 원심판결과 객관적 증거, 군검찰 항소이유가 법리적으로 타당한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박 대령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법원은 이미 이 사건을 1년 이상 심리해 박정훈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기도 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박정훈 대령에 대해 항명죄 등 공소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특검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군사법원은 지난 1월9일 박 대령이 받은 명령이 정당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특검은 "박 대령이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 해병 사건의 초동수사를 하고 해당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것은 법령에 따른 적법한 행위"라며 "국방부 검찰단이 박정훈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라는 혐의로 입건해 항명죄로 공소를 제기한 건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수사 결과를 보면 특검의 항소 취하 결정이 타당하단 점을 누구든 이견 없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채 해병 특검팀의 항소취하서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법원에 접수됐다. 항소 취하서가 접수되면 소송 절차는 즉시 종료되고 1심 판결이 확정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이 '특검에 항소 취하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정민영 특검보는 "저희(특검팀)가 법리적으로 당연히 검토했다"며 "이미 공소 제기된 사건도 이첩받아서 공소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 공소 유지 권한 안에 항소를 취하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